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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 사랑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열렬한 투사들. 박열기념관
    독립운동유적 답사기/경상도 2017. 12. 24. 16:59

    안녕하세요. 스르륵뽕 입니다.

    지난번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 조성과 관련하여 의사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역할을 한 인물이 박열 의사라고 얘기한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문경에 위치하고 있는 박열 의사 기념관 방문기를 올리고자 합니다. 박열 의사 기념관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 하나 있는데요. 충주에서 출발하여 수안보에서 하루를 묵고 문경 방향으로 걸어가던 중 박열 의사 기념관을 들르기로 하고 

    여정을 시작한 것이었는데, 생각없이 걷다가 박열 의사 기념관을 그냥 지나치고 점촌 근방에 이르러서야 그 사실을 인지하고 돌아가

    려 했으나 지나친 거리가 10km 가까이 되어 돌아가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차를 타고 목적지를 지나친 적은 많았지만, 걷다가 지나

    쳐서 목적지를 지나친 경험이 처음이라 굉장히 당황했었죠. 점촌에 가야 숙소를 구할 수 있는 관계로 일단 점촌까지 도착하고 다음날

    다시 점촌에서 길을 돌아서 박열 의사 기념관으로 갔었네요. 문경에 대해서 잘 몰라서 문경은 문경시내가 문경인줄 알았는데, 점촌이

    라는 곳이 문경시청이 있고 가장 번화한 곳이라는 것도 가보고 알았습니다.

    박열 의사 기념관은 문경읍과 점촌 사이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박열의사가 태어나신 곳인데요. 위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박열 의사 기념관 별도의 입장료는 없습니다.

    <점촌에서 박열 의사 기념관으로 걸어가는 길, 멋진 풍경이 있어 한컷 담아보았습니다>

    <자전거도로를 나와서 일부러 폐선로를 한번 걸어보았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서 잠시 터널로 걸어봅니다>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오천리에 도착하면 이렇게 박열의사기념관 및 생가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천리 마을을 걸어올라가는 길에 굉장히 크고 무성한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주고 있었습니다>

    <도보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좋은 그늘이나 약수물을 우연히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수 없습니다>

    <마을내에 있는 안내 표지판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면>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와 쉽게 박열의사기념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입구쪽에 세워져 있는 독립문과 비슷한 문을 지나면>

    <박열의사 생가 및 기념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박열의사기념관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직접 찾아가기전까지는 어떤 형태 혹은 건물일지 전혀 예상하지 않았었는데, 일단

      웅장한 규모에 놀랐고, 굉장히 넓은 부지에 잘 조성되어 있는 전체적인 모습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열의사기념관이 있다는 점도 사실 조금 놀라웠는데요. 박열의사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특히나 아

    나키스트계열의 독립운동가인 관계로 다른 독립운동가들에 비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거든요. 하

    지만 이렇게 너무도 잘 조성되어 있는 박열의사기념관을 보고나니 너무 방갑기도 했고, 다른 많은 분들이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 기억

    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일반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박열의사기념 사업회와 문경시에 감사한 마음을....(__)

    <기념관을 들어서면 이렇게 박열의사의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겠네요>


    기념관에서 안내해주시는 분의 간단한 안내를 들으며 박열기념관을 천천히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기념관은 아예 안내인이 없

    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곳은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열정적(?)으로 안내를 해주시는 곳도 있었는데, 박열 기념

    관은 특히 친절한 안내와 적절한 관람을 조절할 수 있는 중용의 미덕이 독보였던(?) 기념관으로 기억되네요.

    <박열 의사의 가계도가 먼저 보이네요. 박열 의사에 대해서는 저도 거의 무지하다시피하여 나중에 보려고 내용과 관련된 사진을 좀

      많이 찍었는데요...나중에 와서 보니 해상도가 좀 아쉽더군요...>

    <박열 의사의 족보와 관련 잡지들도 보관되어 있었구요>

    <특히나 일본쪽에서 가져온 많은 자료들이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박열의사의 생애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 18세 일본으로 건너가 흑우회, 흑도회 등 항일단체 가담

    - 일본국왕 폭살 혐의로 구속

    - 지속적인 법정 투쟁

    - 재일조선거류민단 단장 등 해방 후 재일한인단체등 활동

    - 삼의사묘역 조성을 위한 유해송환노력


    박열의사도 아나키스트계열 독립운동가로 활약하셨지만, 기념관에서 알게된 또 다른 독립운동가 한분이 박열의사의 동반자 가네코

    후미코 여사 입니다. 언젠가 MBC 서프라이즈라는 방송에서 한번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요, 독립운동가 박열을 사랑하여 조국까지 

    버린 인물로 소개되었었죠. 그런데 이곳에서 접한 정보는 그 방송을 보고 알게 되었던 가네코 후미코 여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

    습니다.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 여사도 박열 의사 못지 않은 독립운동가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가네코 후미코 여사는 어린 시절을 조선에서 보낸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일본인에게 수탈당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랐으며, 

    본인 자신도 친척댁에서 괄시를 받으며, 핍박 받는 조선인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서로 투영하여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자랐고, 이런 어린 시절 환경은 자연스럽게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반제국주의적 성향을 만드는 이유가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박열 의사를 사랑했고 그 사랑때문에 일본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비판했던 것이 아니라, 가네코 후미코 여사 본인 스스로도 평화

    를 사랑하고 제국주의 침략을 반대했던 열렬한 투쟁가였던 것입니다.

    <박열 의사 기념관에는 가네코 후미코 여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박열 의사 자료와 함께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소개된 가네코 후미코 여사가 남긴 말들을 옮겨 적어봅니다.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독립운동가로써의 면모를 보여주는 글이기에 한번 남겨봅니다.


    "저는 일본인기는 하지만 일본인이 너무 증오스러워 화가 치밀곤 합니다. 그때 그저 눈에 비쳤을 뿐인 사건들이 지금은 크나큰 반항

     의 뿌리가 되어 제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조선에서 사는 동안 보고 들은 것들 때문에 저는 일본 제국주의를 향한 조선인들

     의 모든 반항 운동에 동정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경으로 오자마자 많은 조선인들 사회주의자 혹은 민족 운동가와 벗이 됐습

     니다." -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중에서


    "나는 박열에게 부화뇌동하여 천황이나 황태자를 타도하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나 스스로 천황은 필요 없는 것, 있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나의 생각이 박열과 같았기 때문에 부부가 됐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는 조건 가운데는 그런 생

     각을 공동으로 실행하려는 동지적 결합이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사랑때문에 박열 의사와 함께 활동한 것이 아니라, 가네코 후미코 여사 스스로의 사상과 의지가 박열 의사와 동일했기 때문에 박열

    의사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지요.

    <박열 의사 못지 않게 가네코 후미꼬 여사와 관련된 다양한 잡지들과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네코 후미코 여사와 함께 박열의사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노력했던 또 한 분의 일본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박열의사와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변호사를 맡았던 후세 다츠지 변호사입니다. 후세 다츠지 변호사는 일본인 변호사, 법률가, 

    사회운동가로 인도주의적 사상의 영향으로 자유, 평등, 민권을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활동하였으며, 박열 의사가 구속되기 이전부터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연대를 하셨던 분입니다. 박열 의사와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변호사로도 노력했으며, 박열 의사와 가네코 후미

    코 여사의 옥중 결혼을 도왔던 분이며, 차후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유해가 문경에 안장되도록 노력하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그는 노무현 정부때 일본인으로는 최초로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던 분입니다.

    <일본인들의 잔안한 행위는 결코 잊혀져서는 안되지만, 이렇게 대한민국을 위해서 노력했던 일본인들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들의 숭

      고한 이름 역시 결코 잊혀져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박열 의사와 관련된 기사 및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기념관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굉장히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박열 의사의 재판정에서의 지속적인 투쟁을 재현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방 이후 박열 의사는 일본에서 재일조선거류민단 단장을 하는 등 일본내 조선인들의 추축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이승만이 일

    본을 방문했을 당시 박열 의사를 만나서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백범 김구 선생은 박열 의사에게 이봉창, 윤봉길, 백정

    기 의사의 유해를 송환해줄 것을 부탁하게 되고, 박열 의사는 세 분의 유해를 수습하여 대한민국으로 송환하게 되고, 현재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을 조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관람하던 중 안내하시는 분이 이승만에 대해서 얘기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도 인정할 정도로 박열 의사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먼가 할말이 없더군요.......독립운동가로 혹은 대통령으로 이승만이란 인물은.....

    박열 의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독립운동가였는데, 이승만 이라는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가...? 라는 의문 때문에....김구

    선생이라면 모를까...이승만이라....아무튼 기분 좋게 구경하다 조금 찝찝함이...

    <약간 찝찝했던 이승만과 백범 김구 선생과 관계를 설명하는 안내문입니다.>


    가네코 후미코 여사와 박열 의사는 그 최후가 조금 슬픕니다. 가네코 후미코 여사는 옥중에서 의문의 자결을 하시게 되고, 박열 의사

    는 6.25때 북한으로 납북되어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시다가 1974년 북한에서 돌아가십니다.

    <그나마 북한에 박열 의사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고 하는 자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네코 후미코 여사의 묘소는 기념관 왼편에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기념관을 둘러보시고 나오시는 길에 들러서 참배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국경을 초월하여 사랑했던 두 분이 함께 모셔져 있으면 좋았을 것을...


    문경에 있는 박열의사기념관을 방문하여, 제가 잘 몰랐던 박열 의사는 물론 가네코 후미코 여사와 후세 다츠지라는 인물을 함께 알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막연히 알고 있던 독립운동가와 그를 도왔던 일본인들,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었던 점이 가장 큰 수

    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문경하면 문경세재가 가장 유명하지요, 특히나 문경세재 등산길은 가을날 걷기에 너무도 좋은 코스지요. 하지만, 문경에 있는 박열

    기념관은 문경세재의 아름다움 그 이상의 의미를 전달해주는 여행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나 박열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는

    오천리 앞쪽으로 나있는 벗꽃길도 걷기에 너무 좋은 코스구요(벗꽃이 피지 않더라도...) 문경에 들르실 분들은 문경읍과 점촌 사이에

    있는 박열의사기념관을 들러서 두분의 사랑에 가려진 뜨거운 투쟁의 내용을 확인해보시면 어떨지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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